반응형
퇴사한 지 벌써 3개월이 지났다. 처음엔 두려움이 앞섰다. 고정 수입이 끊긴다는 건 생각보다 더 현실적이고 무서운 일이었다. 하지만 그보다 더 강하게 다가왔던 감정은 해방감이었다. 아침마다 지옥 같은 출근길을 겪지 않아도 되고, 의미 없는 회의에 끌려가지 않아도 되었다. 하루 8시간 이상을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보낼 수 있다는 것, 그건 정말 강력한 자유였다.
처음엔 뭘 해야 할지 몰랐다. 멍하니 시간을 보내고, 괜히 자기계발서를 펼쳤다가 덮기도 했다. 근데 점점 나라는 사람의 리듬이 보이기 시작했다. 나는 오전보다는 오후에 더 집중이 잘 됐고, 혼자 카페에서 일하는 걸 좋아했으며, 사람보다는 자연과 가까울 때 마음이 편해졌다.
그리고 지금, 나는 내가 진짜로 원하는 삶을 조금씩 살아가고 있다. 아직 완벽하진 않지만, ‘일’이 아닌 ‘삶’ 중심의 하루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매일이 꽤 만족스럽다. 퇴사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말, 진짜 맞았다.
반응형